손에 무언가를 쥐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들은 그림을 그린다. 처음에는 낙서 형식에서 시작해서 점차 사물의 형태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섬세한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갈 때까지 아이가 설명하지 않으면 무엇을 그렸는지 모르겠는 그림도 많다.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가 소질이 있는 것인지,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해진다. 아동화의 발달단계를 대표적인 아동미술학자인 로웬펠드에 따라 살펴보자.
1. 난화기
난화기는 가장 처음 나타나는 아이들의 그림으로 끄적거리는 단계이다. 무질서한 난화, 통제된 난화, 명명된 난화로 다시 나눌수 있다.
무질서한 난화는 1세부터 2세에게 나타나는 형식으로 손에 쥐어진 것으로 자신의 필을 휘저으며 그리는 그림이다. 어떠한 것을 그린다기보다 자신의 운동능력, 신체적인 성장의 한 부분으로 본다. 아이는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그려진 선들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통제된 난화는 2세, 3세 아이들이 시각적, 운동적 조정능력이 발달하면서 계획적으로 끄적이기를 한다. 소용돌이 모양이나 고리모양 등을 그릴 수 있다. 자신의 움직임과 종이에 그려진 선과의 관련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명명된 나화는 3세, 4세 아이에게서 나타는다. 자신이 그린 것에 대해 이름을 붙이는 단계이다. 소근육이 발달하여 필기도구를 사용하는 기술이 발달하여 도형을 그릴 수 있다. 움직이는 행위에서 벗어나 자신이 그려놓은 것과 주변 세계를 연결 지으려는 행동이 보여서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엄마, 아빠라고 하는 것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
2. 전도식기
4~7세의 아이들은 무의식적인 그림에서 벗어나 의도적인 표현이 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주변 사물의 형태를 자신만의 형태로 나타내려고 시도한다. 크기나 비율은 제멋대로 그리고 색을 사용할 때도 사물과 상관없이 자신의 주관대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의식적인 형태의 창작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명확한 묘사적 형태로 발전한다.
주로 인물화를 많이 그리는데 초기 인물화는 머리와 다리만 있는 두족인 형상으로 그리다가 점차 팔, 다리, 몸통, 옷, 머리, 손가락, 발가락 등으로 발전해 나간다. 특정 부분을 크게 그려 왜곡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이 시기는 한 장면이 아니라 종이 여기저기에 나열식으로 그리며 사물을 그릴 때 사물의 내부를 그리는 투사식 그림이 나타난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것을 설명하려는 그림에 더 가깝고 볼 수 있다.
3. 도식기
7~9세에 나타나는 도식기는 전도식기와 마찬가지로 아동의 시선에서 사물의 개념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도식이란 아이의 주변 세계를 묘사하는데 나타나는 독특한 양식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도식은 아이가 주변 세상에 대한 개념을 정립했다는 것이며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으나 모든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저마다 사물을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타난다.
이 시기 아이들의 그림에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저선이 등장한다. 기저선은 아이 그림에 나타나는 수평선으로 주로 땅, 바닥을 의미한다. 기저선 위에 대상을 그려 넣음으로써 내가 서 있는 공간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기저선을 바탕으로 공간에는 질서와 규칙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아이의 공간 개념이 성장했다는 지표이다.
기저선은 주로 나타나지만 주관적 경험에 따라 기저선에서 이탈된 시공간을 설정하기도 한다. 밤낮을 같이 그리거나 사물의 내부까지 그리는 투시적 특징이 나타나거나, 다른 공간을 같이 그리는 평면의 동시 표현도 일어난다.
인물화는 점차 세밀해지며 도식적 특성에 의해 자신의 정서적 관계를 기반으로 과장, 생략, 상징을 사용하기도 한다. 세부적이며 장식적인 표현도 나타난다.
도식기의 색채는 사물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 색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주관적인 경험이나 기분에 의한 선택을 했던 전도식기와는 달리 대상과 색채의 관련성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논리를 구현하고자 나름의 대상 색을 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늘은 하늘색, 나무는 나무색으로 매번 동일하게 규칙을 칠하는 것처럼 정해놓은 것이다. 이는 아이가 색에 대한 인지가 발전했다는 것이고 나름의 규칙과 논리를 세워 대상과 색의 관계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4. 유희기(또래집단기)
이 시기에 해당하는 9~11세 아이들의 그림에서는 사물을 보다 객관적이고 실제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나타난다. 그래서 도식에서 점차 벗어나 기저선이 사라지고 공간에 대한 인식이 발전된다. 사물을 열거하거나 투시하던 기법이 사라지고 중첩이 가능해져서 보다 사실적으로 상황을 표현할 수 있다.
인물도 과장이나 왜곡으로 점차 벗어나며 의복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장식적인 접근을 하기도 한다. 이 시기는 사실적인 표현에 미숙한 아이들이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기 쉽다. 의도한 것과 자신이 그린 것에 대한 실망이 있을 수 있으니 표현을 격려해주는 것이 좋다.
5. 의사실기
11~13세 시기는 사실적 표현에 더욱 근접해진다. 3차원 공간을 표현하고 명암, 음영 등을 표현할 수 있다. 본 것을 위주로 그리는 시각형과 느낌과 감정 위주로 표현하는 촉각형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인물에서는 과장과 왜곡이 사라지고 관찰을 통한 비례와 동작을 표현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촉각형 아이는 주관적인 경험과 느낌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과장을 하기도 한다. 시각형 아이는 전체적인 인물을 표현하려고 한다.
사실적인 표현을 작품평가에 중요한 부분으로 보며 완성된 작품에 중요성을 부과한다.
6. 결정기(사춘기)
13~17세 사춘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환경에 대한 창의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실적 표현이 가능한 아이는 미술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은 미적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고 점차 미술을 멀리한다.
시각형, 촉각형, 중간형 3가지로 특성이 나타난다. 시각형 아이는 인물을 그릴 때 인물의 특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공간적 표현에서도 3차원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색채 또한 사실에 근거한다. 반면 촉각형은 인물화에서 내적, 정서적 표현을 중점으로 삼으며 공간과 색채도 정서적, 심리적 상황에 따라 주관적으로 표현한다.
7. 청소년기
아동 미술 발달의 마지막 단계로 이 시기는 아동화에서 벗어나지만 성인의 전문적인 수준까지는 부족한 자신의 표현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인물화를 통해 자기 동일화와 때로 감정이입을 하기도 하고 공간은 시각적 특성에 따라 표현하려고 한다. 색채는 사실적인 것을 추구하지만 반드시 사실적이지는 않다.
청소년기의 미술은 성인으로 도약하는 시기이므로 정서적 측면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문화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각적 문해력을 함께 길러주어야 한다.
※ 참고서적
이미옥, 「아동미술교육」, 양서원,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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